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안태석의 2021년 10대 감사리스트

예깊생 글쓰기

by 예깊생人 2021. 12. 30. 17:34

본문

*올해의 키워드 : Nevertheless('그럼에도 불구하고')


1.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너무 못했다. 그럼에도 아내와 아들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 가장의 책임감을 새삼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 다른 사람들을 돕고 섬기느라 정작 가족을 돌아보지 못한 실수를 그냥 넘어가지 않아서 감사하다. 가장은 '가장 예수님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게 왜이리도 와닿는지 모르겠다. 빈틈 많은 나를 충분히 매꿔준 가족에게 감사하다.

2.아내의 속을 뒤집어 놓는 철부지 남편이었다. 그럼에도 아내로 인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남편인지를 알고 솔직히 인정하게 되어 감사하다. 2014년 1월 18일, 결혼예배 때 읽었던 10가지 혼인서약서를 다시 꺼내보며 아내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섬겨야할지를 되새길 수 있어서 감사하다.

3.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만큼 분노와 좌절의 순간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빠를 찾고 기다리며 사랑한다고 앵겨붙는 7살 아들의 존재가 감사하다. 아들의 정서적, 사회적 불안도가 상당히 호전되어서 감사하고, 약점이 또 다른 가능성이 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무엇보다 아들의 마음과 언어 속에 하나님의 존재가 스며들고 있으니 감사하다.

4.1년 간 수입 지출 내역은 안 봐도 뻔하다. 적자다. 나보다는 다른 이들을 위해 흘려보낸 돈이 꽤나 많다. 그럼에도 마음만은 부요하니 감사하고, 예상치 못한 루트로 돈이 채워져서 감사하다. 넘치는 돈은 없지만, 넘치는 은혜로 감사하다.

5.신학대학원 2학년 생활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공부는 갈수록 버거웠고, 앞으로의 진로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공부할 수 있는 여건과 건강과 믿음의 동지들을 주심에 감사하다.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고백되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부요케하니 감사하고, 과분하리만큼 진실한 사랑과 관심을 받아 누릴 수 있어 또한 감사하다.

6.8월 중순 즈음, 타고 다니던 베르나가 터널을 빠져나온 뒤 갓길에서 멈춰버렸다. 그럼에도 지난 8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기에 감사하다. 그리고 아내와 내가 기도하던 새 차를 구입하게 되어 감사하다. 차 한 대를 구입하는 데 있어서 교회가 함께 기도해주고 여러 지인들께서 힘을 보태주셨다. 참 감사하다.

7.9월 초, 처형의 남편께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나머지 가족들(처형과 두 아이들)은 음성이 나왔고, 이 일을 계기로 가족 전부가 교회로 오게 되어 감사하다. 무엇보다도 처형이 예수님을 믿기 되면서부터 가정의 분위기가 새로워지고 있으니 감사하다.

8.둘째 아이를 갖고 싶지만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아내의 진단이 더 정확하게 나오게 되니 감사하고, 우리로 하여금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리게 하시니 또한 감사하다. '얻는 것'도 좋지만 '없는 것'마저도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을 연습하고 있으니 감사하다.

9.30대 중반을 지나다보니 남보다 유독 뛰어나게 잘 하는 건 없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뭐든 어느 정도는 할 줄 알지만, 딱히 내 분야라고 할 만한 종목이 없다는 게 늘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나를 필요로 하고, 나의 도움이 닿아야할 사람들과 자리들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뭐든 어설프게 할 줄 아는 것도 다 쓸 데가 있단 걸 경험하는 한 해여서 감사하다. 실력을 키워서 남을 돕고 주변을 변화시키는 사람도 좋겠지만, 지금 내 수준에서, 내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서는 것이 내가 발휘해야할 실력이 아닐까 싶다. 또 한 번 인생을 배워가니 감사하다.

10.나란 놈은, 늘 은혜를 받아 누리며 사는데도 너무나도 자주 죄 짓는 데 발빠른 죄인이다. 그럼에도 이 죄 많은 놈을 뭐가 예뻐서 사랑하시고 구원해주셨는지, 다 이해가 되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가 유독 실감나는 한 해여서 감사하다. 작년보다 올해 예수님께 더 스며들게 되어 감사하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그 분의 멈추지 않는 사랑이 나의 안정감이 되어 감사하다. 예수님이 인생이라는 종이 위에다 사랑을 써내려가시는 '나의 저자'이셔서 감사하다.

-올해를 매듭지으며 말씀을 묵상하던 중에-
새해에도 사랑을 써내려가실 나의 저자, 예수님
말씀뽑기의 모범답안

'예깊생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리보다 자세  (0) 2022.03.04
예수님의 관심사  (0) 2022.01.23
한 사람  (0) 2021.03.10
컴백홈  (1) 2021.02.18
특이한 계산법  (0) 2021.02.17

관련글 더보기